Ⅰ. 서 론
최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고 활용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에도 다양한 디지털 계측제어 설비들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원전 분야 디지털 계측제어 설비의 기능 신뢰성은 원전 안전운전을 위해서 중요하게 고려된다. 따라서 원전에 적용되는 디지털 계측제어 설비들은 전자파장해(EMI: electromagnetic interference)와 같은 외란에도 오작동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원전 분야 디지털 계측제어 설비는 EMI에 의한 공통 원인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설비의 종류를 다양화해야 한다[1]~[3].
원전 디지털 계측제어 설비들의 기능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EMI 대책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원전 내 포설된 전력용 케이블이 손상된 경우, 손상 케이블의 누설전류는 전자파장해원이 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계측제어 설비의 신호 케이블이 누설전류와 가깝게 놓일 경우, EMI에 의해 오신호가 발생될 수 있으며, 이는 원전 디지털 계측제어 설비의 기능 신뢰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케이블 간의 EMI를 저감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케이블에서 발생하는 EMI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는 케이블 차폐층 성능개선, 케이블 유전체 특성개선, 주변 설비와의 이격거리 확보, 차폐외함(shielding enclosure)이나 분리격벽(isolation barrier) 설치 등의 방법이 활용된다[4]~[6]. 특히, 원전 계측제어 케비닛 내부와 같이 협소한 공간에 케이블이 밀집된 환경에서는 분리격벽이 효과적인 EMI 대책으로서 활용된다[7],[8]. 특히, 참고문헌 [4]에서는 분리격벽을 활용하여 포설 시 케이블 사이의 이격거리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참고문헌 [4]에 제시된 이격거리 요건은 전자기적 해석이 아닌 화재해석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이격거리는 포설된 케이블 조건(크기, 위치 등)과 분리격벽 구조에 따른 전기장 결합(coupling) 특성 분석을 통해서 정량화되어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케이블과 분리격벽의 구조변수(design parameters)를 변화시킬 때, 감소되는 전기장 결합 특성을 모드정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9],[10]. 케이블은 무한한 길이를 갖는 완전도체로 가정하였으며, 전자파장해원으로 가정된 케이블에 전원을 인가하였다. 본 모드정합 해석연구에서는 측면 벽과 분리격벽 구조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직각좌표계를 해석구조 모델링에 적용하였으며, 케이블 구조의 경우 단면적이 매우 작으므로 사각 단면으로 근사화해서 모델링하였다. 또한, 전원이 인가된 케이블은 완전도체로 가정된 원전 캐비닛 내부(외함 사이)에 포설된 것으로 가정하였으며, 낮은 주파수의 전원을 고려하여 정전계 해석을 수행하였다.
Ⅱ. 모드정합 방법
그림 1은 본 연구에서 해석할 구조를 보여주며, 해석구조는 전압(V1, V2)이 인가될 수 있는 두 개의 선로, 접지된(0 V) 두 개의 캐비닛 외벽, 하나의 차폐용 분리격벽으로 구성된다. 그림 1에 표현된 구조는 y축 방향으로 무한히 펼쳐졌다고 가정하였으며, 모드정합법을 적용하기 위해서 전체 해석공간을 10개의 영역(regions Ⅰ~Ⅹ)으로 세분화하였다. 세분화된 각 영역의 포텐셜(potential)은 식 (1)의 라플라스 방정식에 변수분리 기법을 적용하여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영역 Ⅰ~Ⅳ의 포텐셜은 두 케이블의 전원조건을 조합한 경우((0, 0), (V1, 0), (0, V2))에 대해서 중첩의 원리(superposition principle)를 적용하여 유도할 수 있다[10].
그림 2는 영역Ⅰ에 중첩의 원리를 적용하여 포텐셜을 유도하기 위한 2가지 케이블 전원조건((0, 0), (0, V1))을 보여준다. 그림 2의 케이스 a(case a)에서 x=l1과 x=l2인 경계면의 포텐셜은 0 V이며, y=u1과 y=d1인 경계면에는 임의의 포텐셜(Φa, Φb)이 존재한다. 그림 2의 케이스 b(case b)는 x=l2인 경계면에만 포텐셜 V1이 존재하며, 그 외에의 경계면(x=l1, y=u1, y=d1)에서의 포텐셜은 모두 0 V이다. 라플라스 방정식으로 유도된 영역 Ⅰ의 포텐셜 표현식에 케이스 a와 b의 경계면 조건을 대입하면 각 케이스에 대한 간략화된 포텐셜 표현식을 유도할 수 있다. 케이스 a와 b에 대한 포텐셜 표현식에 중첩의 원리를 적용하면, 식 (2)와 같이 모드계수 , 이 포함된 영역 Ⅰ의 최종 포텐셜 표현식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영역 Ⅱ, Ⅲ, Ⅳ의 포텐셜 표현식 역시, 영역 Ⅰ과 유사하게 라플라스 방정식과 중첩의 원리를 적용하여 유도할 수 있다. 그 외, 영역 Ⅴ~Ⅹ의 포텐셜 표현식은 그림 2의 케이스 a와 동일한 과정을 통해서 유도할 수 있다. 그 외 영역 Ⅱ~Ⅹ의 포텐셜 표현식에 대해서는 부록(Appendix)에 상세히 제시하였다.
부록에 제시된 영역 Ⅰ~Ⅹ의 포텐셜 표현식에는 18개의 모드계수가 존재하며, 각 모드계수는 각 영역의 경계면(y=u2, y=u1, y=d1, y=d2)에 대해서 6개 Dirichlet 연속조건(포텐셜 연속조건)과 12개 Neumann 연속조건(전계 연속조건)을 적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여기서는 대표적으로 y=u2에서의 경계조건에 대하여 설명하고, 나머지 경계조건에 대해서는 부록에 제시하였다. 식 (3) 및 식 (4)는 각각 y=u2에서의 Dirichlet와 Neumann 연속조건을 나타낸다.
식 (3) 및 (4)의 양변에 각각 , 를 적용하면 모드계수가 포함된 식 (5) 및 식 (6)을 얻을 수 있다.
식 (5) 및 식 (6)에서 , γm5=m5π/l4−l1), γm7=m7π/l4−l1), 이며, δ는 Kronecker delta이다.
식 (5) 및 식 (6)을 유도한 방법과 유사하게, 다른 경계면에서의 Dirichlet와 Neumann 연속조건으로부터 추가적인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이로부터 총 18개로 구성된 연립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18개의 모드계수는 도출된 연립방정식으로부터 값을 계산할 수 있으며, 포텐셜 표현식과 식 (7)의 전계 표현식에 계산된 모드계수를 적용하면 임의의 위치에서의 포텐셜과 전계를 계산할 수 있다.
Ⅲ. 모드정합 해석결과
전자파 해석에 있어 모드정합법의 장점은 무한개의 모드 합으로 표현된 각 영역의 포텐셜과 전계를 수렴성에 근거하여 유한개의 모드 합으로 계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계산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모드정합 해석결과에 대한 수렴성은 모드정합 해석에 있어 우선적으로 확인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모드정합 해석결과에 대한 수렴성을 10개 영역(regions Ⅰ~Ⅹ) 내부의 중심점(P1~P10)에서 계산한 포텐셜의 상대 오차율(σ)을 이용하여 검증하였다. 이때 포텐셜의 상대 오차율을 계산하기 위해서 식 (8)을 이용하였으며, 상용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하여 모드정합법의 유효성을 입증하였다.
여기서 M은 수렴성 확인에서 고려한 최대모드 수, t=1, 2, 3, …, M이다.
그림 3은 10개 영역의 중심점에서 확인한 포텐셜 상대 오차율을 보여주며, 모드 수(t)가 증가함에 따라 상대 오차율이 줄어들어 0으로 수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P1~P10 지점에서의 포텐셜이 모드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점차 최대모드 수(m=M)일 때의 포텐셜값으로 수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 오차율로부터 검증된 수렴성은 본 연구에서 모드정합 해석을 수행할 때 유한개의 모드계수만 고려하여도 충분히 정확한 분석값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4(a)는 V1=1 V, V2=0 V일 경우, 모드정합 해석을 통해서 도출한 포텐셜 분포를 나타낸다. 포텐셜 분포와 전계 분포는 x축 대칭으로 나타나므로 x축을 기준으로 윗영역을 주요하게 나타내었다. 그림 4(a)에 제시된 것과 같이 케이블로 가정한 단면이 사각인 선로에 전원이 인가된 경우, 해석공간상의 포텐셜 분포는 주변 구조체(양 측면 외벽, 분리격벽, 다른 사각 선로)와 전압설정에 의해서 영향받는다. 예를 들어 그림 4(a)의 영역 Ⅲ, Ⅳ, Ⅶ, Ⅳ에는 작은 값의 포텐셜이 분포하며, 영역 Ⅸ에는 분리격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리격벽 주위로 퍼져나가는 포텐셜 분포가 확인된다. 또한, 다른 사각 선로에 미치는 전기적 결합의 세기는 포텐셜 분포로부터 유도되는 전계 분포로부터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상정된 대상구조에서 분리격벽에 의한 전기적 결합의 감소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조변수와 전압 설정에 따른 전계분포를 분석해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선로의 위치와 전압 조건, 분리격벽의 높이와 두께가 변할 때 감소되는 두 케이블의 전기장 결합 특성을 모드정합 해석을 통해서 주요하게 살펴보았다. 또한, 피해선로(victim cable)에 대해서 감소된 전기적 결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 그림 1에 표시된 관찰점 Po(x=r1+κ4/2, y=u1+0.05 m)에서의 전계값을 조사하였다. 또한, 모드정합법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모드정합 해석결과를 상용 시뮬레이터 해석결과와 비교하였다. 그림 4(b)는 그림 4(a)에 제시된 관찰선(scan line)상의 포텐셜을 모드정합법과 상용 시뮬레이터로 도출한 결과를 비교하여 보여준다[11]. 그림 4(b)의 두 가지 해석결과를 비교한 결과, 모드정합법에 의해서 계산된 포텐셜은 상용 시뮬레이터로 도출한 포텐셜과 유사하였으며, 이로부터 본 연구에서 수행한 모드정합 해석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하였다.
그림 5는 V1, V2의 3가지 전압조건 조합(V1=1 V, V2=0 V), (V1=1 V, V2=1 V), (V1=1 V, V2=-1 V))에 대해서 계산한 전계를 나타낸다. 구체적으로 그림 5(a)~그림 5(c)는 전계의 x성분(Ex)의 크기를 나타내고, 그림 5(d)~그림 5(f)는 전계의 y성분(Ey)의 크기를 나타낸다. 하나의 선로에만 전원이 인가된 경우인 그림 5(a)와 그림 5(d)를 살펴보면, 두 개의 측면 외벽, 차폐용 분리격벽은 접지되었다고 가정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전계는 선로와 분리격벽 사이, 선로와 측면 외벽 사이에서 강하게 형성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선로 근처에 접지된 외벽이나 분리격벽을 위치시키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미치는 전기적 결합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선로에 같은 극성의 전압이 인가된 경우인 그림 5(b)와 그림 5(e)를 살펴보면, 케이블 사이에 전계가 약하게 형성되며(흰색 점선 영역 전계분포 참조), 이로 인하여 전자파 영향성이 적게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두 선로에 각각 반대 위상의 전압이 인가된 경우인 그림 5(c)와 그림 5(f)를 살펴보면, 인가된 전압이 반대 극성을 갖기 때문에 케이블 사이에 전계가 강하게 형성되어(흰색 점선 영역 전계분포 참조) 케이블 간의 전기적 결합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찰점 P9와 P10에서의 전계값은 선로에 인가된 전원의 극성이 다를 경우에 더 큰 값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두 선로 간의 전압 차이가 크게 발생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두 선로 간의 전기적 결합을 줄일 수 있다.
그림 6은 두 선로의 전압이 각각 V1=1 V와 V2=0 V일 경우 분리격벽의 높이에 따른 관찰점 Po에서의 전계세기를 보여준다. 그림 6의 결과를 통해서 분리격벽이 높아짐에 따라 관찰점 Po에서의 전계세기가 0으로 수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분리격벽의 높이가 커질수록 전압이 인가된 선로로부터 발생한 전기적 결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분리격벽이 일정 높이(약 0.8 m) 이상이 되면 전기적 결합은 크게 감소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6에 삽입된 전계분포를 살펴 보면, 보수적인 관점에서 분리격벽의 높이가 0.8 m일 때 전압이 인가된 선로부터 발생한 전계는 분리격벽에 의해 차단되어 영역 Ⅲ, Ⅳ, Ⅶ, Ⅷ에는 거의 분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협소한 공간에 케이블을 설치할 때, 그림 6의 결과를 참고하여 적정한 분리격벽의 높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림 7은 두 선로의 전압이 각각 V1=1 V와 V2=0 V이고, 분리격벽의 높이가 각각 0.4 m, 0.6 m, 0.8 m일 경우, 분리격벽의 두께에 따른 관찰점 Po에서의 전계세기를 보여준다. 그림 6에 제시된 결과와 같이 분리격벽의 높이가 대략 0.8 m보다 클 경우, 대부분의 전기적 결합은 차단되기 때문에, 그림 7에서 분리격벽 높이가 0.8 m일 경우는 분리격벽의 두께와 상관없이 Po에서의 전계값이 거의 0에 가까운 값을 가졌다. 하지만 분리격벽의 높이가 작아짐에 따라 Po에서의 전계세기는 분리격벽의 두께에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분리격벽의 두께가 두꺼워짐에 따라 감소하였다. 그림 7의 결과는 분리격벽의 높이가 충분히 크지 않을 경우, 분리격벽을 두껍게 하여 케이블 간의 전기적 결합은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Ⅳ.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원전에 포설된 케이블 간의 전기적 결합을 저감시키기 위한 분리격벽의 차폐효과에 대해서 모드정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논문에서 분석한 해석구조는 전압(V1, V2)이 인가될 수 있는 두 개의 케이블(선로), 접지된 두 개의 캐비닛 외벽, 하나의 차폐용 분리격벽으로 구성된다. 해석공간의 포텐셜 표현식을 유도하기 위해서 해석공간을 세분화하였으며, 나누어진 각 해석공간에 대한 포텐셜 표현식을 라플라스 방정식을 이용하여 도출하였다. 또한, 나누어진 해석공간 사이의 경계조건을 적용하여 포텐셜 표현식에 포함된 모드계수를 계산하였다.
도출된 모드계수를 이용하여 선로의 전압 및 위치, 분리격벽의 높이와 두께의 변화에 따른 전기적 결합의 저감효과를 포텐셜 및 전계분포를 통해 분석하였다. 해석결과, 두 선로에 반대 위상의 전압이 인가되었을 때 비교적 센 전기적 결합이 발생하였으나, 분리격벽의 구조를 변경함으로써 전기적 결합을 저감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두 선로의 전압이 각각 V1=1 V와 V2=0 V일 때, 분리격벽의 높이와 두께가 증가할수록 전기적 결합의 저감효과가 향상되었다. 하지만 분리격벽의 높이와 두께가 일정 수치 이상에서는 전기적 결합의 저감효과가 개선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조사한 구조에 따른 분리격벽의 전기적 결합 저감효과는 원전 등과 같이 많은 케이블이 포설된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향후 모드정합법을 이용한 개별 모드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여 어떤 모드의 전계가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되는지 등에 대한 전계 모드별 분석연구를 추가로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