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일상 생활에서의 스마트폰 이용 빈도 증가는 배터리 용량 및 배터리 충전 문제를 야기했다. 배터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배터리 용량의 획기적인 개선은 현시점에서 기술적인 한계가 따랐고, 때문에 다른 해결책으로 충전 방식에서 편의성을 갖고 있는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주목받았다.
무선전력전송(wireless power transfer)이란 전력을 전달함에 있어서 전선을 사용하지 않고 무선으로 전력을 전달하는 방식을 통칭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무선전력전송은 자기유도, 자기공진, 마이크로파 방식 등 여러 방식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현재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진방식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보편적으로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진방식은 각각 전자기유도에 의한 전력전송과 두 코일 간 강한 자기결합을 통한 전력전송을 기본 원리로 한다고 알려져 있다[1],[2].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초창기에는 이러한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진방식은 근본적인 원리 자체가 다른 각각의 기술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두 방식이 자기유도방식은 커플링 계수(coupling coefficient)에, 자기공진방식은 Q(quality factor) 값이 더 우세한 방식으로 점철될 뿐 각각의 방식을 구분 짓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자기유도방식의 전력전송효율을 따라가지 못했던 자기공진방식도 이제는 그 차이가 미미할 정도로 개선되고 있다[3].
여러 기업체 및 연구단체들로 구성된 저주파 대역 무선충전기기 및 시스템들에 대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제단체들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기유도방식의 표준화를 주도했던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와 이에 맞서 자기공진방식의 표준화를 주도했던 Air Fuel Alliance(구 A4WP & PMA)에서 현재는 모든 방식을 고려한 통합 표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연구와 표준화를 위한 노력으로, 저주파 대역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용화의 원년을 맞고 있다. 특히 저주파 대역의 소출력 무선충전기를 기반으로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직접적인 전력 전송이 이루어지는 무선충전기기의 방사 전자파 유해성 문제 역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전자파 인체노출 기준에 대해서는 그림 1에서처럼 IEEE, ICNIRP 등 국제기구들에서 전자파 노출 기준 및 기기들의 종류에 따른 측정 방법에 대해 규정해 놓았다[4]~[6]. 또한 최근 여러 국제기구 및 세계 각국에서는 적합한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인체영향 평가 방법 및 노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5년부터 IEC TC106 WG9에서 중간 주파수 대역에 해당하는 무선전력전송 시스템의 측정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 중에 있으며, 캐나다 보건국에서는 무선전력전송 시스템을 부품 및 기능 별로 분류하여 자체적인 전자파 인체 노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7].
하지만 무선전력전송이 할당된 저주파 대역은 현재 측정 장비 및 측정 기준 등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실제 측정이 어려울 뿐 아니라, 각각의 국제 기준들에서 권고하고 있는 전자파 노출 기본 한계 요소들인 전자파 흡수율(specific absorption rate; SAR), 유도 전류밀도, 유도 전기장 중 무엇을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연구들 또한 지속적으로 진행 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평가에 어려움이 따른다[8],[9]. 특히, 상용 제품을 대상으로 인체영향을 평가한 연구는 제한적으로 진행된 상태라, 이 부분에 대해 여러 노출 조건을 고려한 다양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저주파 대역에서 동작하는 소출력 상용 무선충전기기에 대해 여러 노출 조건에서 인체영향을 평가하였다. 여러 노출을 고려하기 위해 인체노출 평가 요소 중 기준레벨(reference level)인 자기장 세기와 기본한계(basic restriction)인 SAR에 대해 인체영향을 평가하였으며, 특히 SAR는 무선충전기기의 상단과 측면 가까이 손이 놓인 경우를 고려하였다. 그리고 무선충전기기의 송신부와 수신부가 오정렬인 상태로 동작하는 경우의 인체 유해성 경향을 추가적으로 분석하였고, 이를 통해 무선충전기기의 실제 사용 환경에서 최악의 노출 조건을 도출하였다.
Ⅱ.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인체영향 평가
본 연구에서 평가 대상으로 한 상용 무선전력전송 시스템의 송신부와 수신부 코일 구조는 WPC에서 제안하는 규격을 참고하였다[10]. WPC는 Qi 규격을 통해 자기유도방식 무선전력전송 송신부 코일 구조를 A1에서 A16까지 규격화하여 제안하고 있는데, 이 중 본 연구에서 고려한 규격은 단일 코일 구조를 갖는 A10 모델이며, 코일 밑바닥에 자기장 차폐를 위한 고투자율 페라이트 판이 위치한다. 표 1은 Qi 규격에서의 A10 코일의 주요 설계 요소들이며, 시뮬레이션에서는 155 kHz의 공진 주파수에서 동 작하도록 30 nF의 병렬 커패시턴스를 송신부와 수신부에 각각 적용하였다.
그림 2는 규격에 명시되어 있는 설계 요소들을 바탕으로 설계한 시뮬레이션 모델과 A10 코일의 실제 모델을 나타낸 것이다. 실제 모델과 설계 모델의 공진 주파수 및 전력전송효율을 확인하기 위해 수신부 코일을 송신부 코일과 완벽히 정렬된 상태로 송신부 코일의 중심으로부터 상단 4 mm 떨어진 곳에 위치시켰으며, 4 mm 이격 거리는 기기의 인터페이스 표면을 고려한 수치이다. 이 때 설계 모델은 155 kHz에서 81.45 %의 전력전송효율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고, 실제 모델은 측정을 통해 155.4 kHz에서 78.9 %의 효율이 얻어져 설계 모델이 실제 모델과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A10 규격의 상용 무선충전기기가 동작하고 있는 상태에서, 전자파 인체노출 기본한계인 SAR를 계산하기 위해 균질 인체팬텀을 설계하였다. 균질 인체팬텀은 상용 무선충전기기 근처에 손이 위치한 상황을 고려하기 위해 너비 100 mm, 높이 200 mm, 두께 50 mm의 크기로 설계하였고, 그림 3 및 그림 4와 같이 최악의 노출 조건을 고려하기 위해 기기의 상단과 측면으로부터 각각 1 mm 떨어진 지점에 위치시켰다. 이때 균질 인체팬텀 적용할 인체 조직 역시 최악의 노출 조건을 고려하기 위해 물에 젖은 상태의 피부(wet-skin)를 택했으며, 인체 조직 전기적 상수의 국제 기준으로 사용되는 Gabriel의 연구를 참고하여 각각 유전율 1,1057, 도전율 0.096377 S/m을 적용하였다[11],[12].
Ⅲ. 상용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기기 인체영향 평가
A10 코일에서 방사되는 전자계 해석 및 인체영향 평가는 kHz 대역에서의 전자계 해석 및 SAR 계산의 신뢰성을 검증한 선행 연구를 참고하여 Ansys의 HFSS를 사용하였다[13]. 이때 계산 영역의 크기는 해석 주파수 대역이 저주파 대역임을 고려하여 5,000 × 5,000 × 5,000 mm3 부피의 정육면체로 설정하였으며, 특히 자기유도방식 무선전력 전송기기의 전자기장은 근거리장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기기에 인접한 영역 및 균질 인체팬텀의 메쉬 설정을 더 세밀하게 하여 근거리장 계산 결과의 신뢰성을 높였다. 또한 계산 결과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HFSS의 설계 모델에서 방사되는 자기장의 계산 값과 실제 모델의 측정값을 직접 비교하여, 설계한 모델이 실제 모델과 같은 방사 특성을 보임을 검증하였다. 이때 자기장 측정 프로브는 Aaronia 사의 PBS-H4 모델, A10 코일은 Wurth Electronic 사의 모델을 사용하였고, 해당 프로브를 포함한 측정 환경을 그림 5에 나타내었다.
그림 6은 송신부와 수신부 코일이 동작하고 있는 경우, 두 코일 사이 중심 지점과 시스템의 가장 자리를 기준점으로 하여 시스템의 외각으로부터 60 mm 지점까지 10 mm 간격으로 실제 측정한 값과 시뮬레이션으로 계산된 값을 비교한 것이며, 이를 통해 설계 모델이 실제 모델과 같은 방사 패턴과 자기장 강도를 보이는 것과 시뮬레이션 계산 결과의 신뢰성을 검증하였다.
설계 모델의 검증 과정 이후, 실제 상용 무선충전기기가 동작하는 상태인 5 W 출력 상태에서 기기의 상단과 측면의 외각에서 거리에 따른 방사 자기장과 SAR를 각각 계산하여 전자파 노출 국제 기준과 비교하였고, 그림 7에 이를 나타내었다. 기기의 측면에서 자기장 세기는 기기에 가장 근접한 경우에 최대 257.58 μ T의 세기를 보였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ICNIRP 2010의 27 μ T에 대략 7.4배 높은 수치이다. 자기장 세기는 기기에서 대략 16 mm 떨어진 지점 이후부터 기준에 만족함을 보였다. 기기 상단에서는 최대 41.23 μ T의 세기를 나타냈으며, 페라이트 면으로부터 19 mm 이후 지점부터 기준을 만족하였다. 이를 통해 수신 코일에 페라이트를 적용할 경우, 기기의 상단보다 측면으로 누설되는 자기장이 인체에 더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다.
그림 8는 각각 상단과 측면에서의 10 g 평균 SAR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SAR 역시 자기장 세기와 마찬가지로 기기 상단보다 측면에서 더 큰 세기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수치는 상단과 측면에서 각각 65.143 μ W/kg과 134.47 μ W/kg으로 측면에서 대략 106 % 더 높은 SAR가 계산되었다. 다만, 코일 구조 특성상 자기장의 방사 방향이 측면보다 상단 방향이기 때문에, 상단에서의 SAR가 더 넓은 분포를 보였다.
상용 무선충전기기의 실제 사용 환경에서 송신부와 수신부 기기가 완벽히 정렬된 상태에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송·수신 기기의 오정렬 정도에 따른 인체영향 또한 충분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고, 본 연구에서는 송신부와 수신부 코일이 오정렬된 상태의 노출 시나리오를 설정하여 최대 SAR 변화 추이를 확인하였다. 이때 최대 오정렬 정도는 상용 무선충전기기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하여 최대 10 mm로 제한을 두었다.
그림 9에서는 상단과 측면에서 송수신 코일이 10 mm 오정렬된 경우의 상단과 측면에서의 SAR 분포를 각각 나 타내었다. 상단에서의 최대 SAR은 100.89 μ W/kg으로 완벽히 정렬을 이루었을 때와 비교해 대략 54 %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측면에서 SAR는 모든 노출 조건 중에서 가장 큰 수치를 보였으며, 이때 SAR은 199.43 μ W/kg으로 완벽한 정렬 상태보다 대략 48 % 더 높은 수치였다.
그림 10의 그래프에서는 상단과 측면에서 각각 최대 10 mm 오정렬까지 오정렬 정도에 따른 최대 SAR의 변화 추이를 나타내었다. 완벽히 정렬을 이룬 상태에서 2.5 mm 오정렬까지는 0.5 mm씩 오정렬 정도를 증가시키며 평가하였으며, 2.5 mm 오정렬 이상부터는 2.5 mm씩 증가시키며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상단과 측면에서 모두 오정렬 정도가 심해질수록 기기로부터 누설되는 자기장의 세기가 증가하여 이로 인해 최대 SAR 또한 점점 더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Ⅳ. 결 론
본 논문에서는 5 W 출력, 155 kHz 공진 주파수에서 동작하는 상용 무선충전기기의 인체영향 평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 인체노출 기준레벨인 자기장 세기는 ICNIRP 1998 기준과 비교해 최대 7.4 배 수준의 세기를 보였으나, 기기로부터 대략 16 mm 떨어진 지점 이후로는 기준에 만족하는 것으로 보아, 아주 근접한 범위가 아닌 이상 인체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AR는 기기에 최대한 근접하고, 물에 젖은 상태의 피부를 고려한 최악의 노출 조건에도 10 g 평균 SAR 국제 기준인 4 W/kg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을 보였으며, 상단보다는 측면에서, 오정렬 정도가 심해질수록 더 높은 SAR가 얻어지는 경향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가 5 W 출력의 상용 무선충전기기에서 얻어진 것을 고려할 때, 향후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적용될 전기자동차, 경전철 등 인체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kW급 출력의 무선전력전송 시스템에서는 더욱더 여러 가지 노출 조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무선전력전송이 할당된 kHz 또는 MHz 대역에서는 RF 대역에서만큼 전자파로 인한 열적 영향, 즉 SAR 수준이 미미하므로, 저주파 대역에서의 또 다른 인체노출 기본한계인 유도 전류밀도 또는 유도 전기장에 대해 향후 다양한 노출 조건을 통한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