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전기차의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DC-DC 컨버터와 같은 고전압 전력변환장치가 전기차의 핵심 구성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와는 달리 대용량 배터리로부터 공급되는 고전압 전력을 활용하여 구동 모터 및 다양한 전장품에 필요한 전기 에너지를 제어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부품이 필요한데, 고전압 전력변환장치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
그림 1은 전기차 구동을 위해 필요한 고전압 시스템 구성도를 나타낸다. 급속/완속 충전 조건별 외부 전원소스가 다르고, 외부의 전기 에너지를 차량 내부 고전압 배터리에 충전 후, 여러 가지 형태의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기 위해 컨버터와 인버터 등 다양한 종류의 전력변환장치가 필요하다.
고전압 전력변환장치는 전기차의 충전 효율과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신뢰성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전자파 관련 신뢰성은 매우 중요한데, 전기차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전장품들이 주행 중에 전기 에너지 및 전기 신호를 지속적으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전자파를 방출하며, 이러한 전자파는 차량 내외부 다른 전자 장비에 영향을 미쳐, 오작동이나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기차의 경우, 대용량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사용하므로, 전자파 관련 문제로 인한 화재나 폭발과 같은 심각한 안전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전기차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력변환장치인 DC-DC 컨버터는 다양한 토폴로지를 활용해 설계할 수 있는데, 특히 최근에는 고속 스위칭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영전압, 영전류 스위칭(ZVS, ZCS)이 가능한 LLC 공진형 토폴로지를 많이 사용한다[1],[2].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LLC 공진형 DC-DC 컨버터를 설계 및 제작하여, 전력 반도체의 ZVS 스위칭 조건에서 발생하는 EMI 전도 방출 (CE, conducted emission) 노이즈의 여러 가지 특성에 대해 분석했다. 아울러 추후 전기차 고전압 DC-DC 컨버터의 EMI 노이즈를 고려한 최적 설계에 있어,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요소들에 대해 연구하고 제시했다.
Ⅱ. LLC 공진형 DC-DC 컨버터
전기차 DC-DC 컨버터의 입력 전원과 출력 전원간의 전기적 절연구조(galvanic isolation)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1, 2차 측 사이에 절연 타입 변압기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때 변압기의 부피는 스위칭 주파수와 반비례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높은 스위칭 주파수의 동작 조건에서는 변압기의 부피를 작게 설계할 수 있어 DC-DC 컨버터의 전력밀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3]. 하지만 스위칭 주파수가 높아질 경우, 스위칭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단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스위칭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영전압, 영전류 스위칭 기법(ZVS, ZCS)을 적용해야 하는데, LLC 공진형 토폴로지를 통해 이를 구현할 수 있다. LLC 공진형 토폴로지는 인덕터와 커패시터의 연결 구조를 통해 구성할 수 있는데, 그림 2와 같이 크게 3가지 핵심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1차측은 full-bridge 회로를 적용한 switch network로 이루어져 있고, 중간에 LLC 회로와 고주파 변압기를 사이에 두고, 마지막 2차측을 구성하는 rectifier와 전기적으로 절연되어 동작한다.
DC-DC 컨버터는 IGBT, MOSFET과 같은 전력 반도체의 스위칭 동작을 통해 전력 변환 제어를 한다. 이때 전력 반도체는 그림 3과 같이 conduction 손실, switching 손실 2가지 종류의 전기적 손실이 발생하는데, 먼저 conduction 손실은 전력 반도체에 전류가 흐를 때, 내부 on 저항 성분으로 인해 발생하고, switching 손실은 전력 반도체의 on/off 동작 시에 발생하게 된다. 전력 반도체가 on이 된 경우에는 gate에 양의 전압이 걸리면서 drain과 source 사이의 전압 VDS는 감소하게 되고, drain에서 source로 전류가 흐르게 되므로 IDS는 증가한다. 여기서 VDS와 IDS가 겹치는 구간에서 switching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off일 경우에는 gate에 음의 전압이 걸리면서 VDS는 증가하고 I_DS는 감소해서, VDS와 IDS가 겹치는 구간에서 switching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switching 손실은 ZVS, ZCS 기법을 활용하면 전압과 전류의 겹치는 구간을 줄여 저감될 수 있다.
Ⅲ. ZVS 동작에 따른 전자파 CE 노이즈 분석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컨버터의 전력 손실 저감을 위해서는 ZVS 기법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전력 반도체의 ZVS 동작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파 CE 노이즈를 측정해 특성을 분석했다.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LLC 기본 토폴로지를 기반으로 그림 4와 같이 LLC 공진형 컨버터를 설계 및 제작했다. 제작한 컨버터의 사양은 표 1과 같다.
Parameter | Value | Unit |
---|---|---|
Input voltage | 500 | V |
Output voltage | 100~300 | V |
Load | 5 | kW |
Resonant frequency | 90 | kHz |
Resonant inductance | 56.6 | uH |
Resonant capacitance | 38.3 | nF |
Magnetizing inductance | 120.1 | uH |
또한 전자파 CE 노이즈 측정을 위해서는 라인 임피던스 안정화 네트워크(LISN, line impedance stabilization network)라는 특수한 측정 장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림 5와 같이 전자파 노이즈 측정 대상인 LLC 공진형 컨버터와 LISN을 함께 활용해 실험 환경을 구성했다. 전자파 CE 노이즈의 측정 포인트는 컨버터의 입력 전압이 인가되는 입력 포트(port)로 지정해서 실험을 진행했다.
그림 6은 제작한 LLC 공진형 컨버터의 공진 주파수인 90 kHz 주파수 조건에서 ZVS 적용 유무에 따른 CE 노이즈의 최대치(peak) 측정 결과이다. 노이즈 측정 범위는 자동차 전자파 관련 국제 표준 규격인 CISPR 25에 정의된 내용을 따랐다[4]. 측정 결과, CISPR 25의 방송 저주파 대역(150 k~6.2 MHz)은 ZVS 적용과 상관없이 최대치 노이즈 성분이 거의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mobile) 주파수 대역(26~54 MHz)은 ZVS 적용 시 노이즈 성분 레벨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컨버터 동작시 ZVS 스위칭 기법을 적용하면 전력 반도체의 switching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스위치가 동작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압/전류 과도 스트레스 성분이 크게 줄어서, EMI 고주파 노이즈 성분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5]–[8].
하지만 동일 주파수 동작 조건에서 단순히 ZVS 기법의 적용 유무만을 비교할 경우, 컨버터의 출력 전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출력 전압 조건에서 추가적으로 전자파 CE 노이즈를 비교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서 그림 7과 같이 출력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조건에서 ZVS 적용 유무에 따른 전자파 CE 노이즈를 측정했다. 컨버터의 출력 전압은 똑같이 300 V로 제어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방송 저주파 대역은 체배 주파수 크기만 다를 뿐 동일 주파수 조건과 마찬가지로 최대치 값이 거의 유사하지만, 모바일 주파수 대역은 ZVS 적용시 노이즈 레벨이 감소하지 않고,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바일 주파수 대역 (26-54 MHz)은 ZVS를 적용해도 동일한 출력 전압 제어 시 CE 노이즈가 저감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Ⅳ. LLC 공진형 컨버터의 전자파 최적 설계
앞의 측정 결과를 분석해 보면, LLC 공진형 컨버터는 ZVS 스위칭 기법을 적용하더라도 동일 출력 전압 조건에서는 CISPR 25 모바일 주파수 대역(26-54 MHz) 전자파 CE 노이즈가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주파수 대역의 노이즈를 저감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최적 설계 기법이 필요하다.
그림 8은 컨버터의 동작 주파수가 바뀔 때 LLC 공진 탱크로 흐르는 공진 전류의 파형을 측정한 결과이다. 측정 결과, 동작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공진 전류의 리플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공진 전류의 리플 크기가 감소하면, 적은 전류 변화량으로 인해 전자파 노이즈 역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LLC 공진형 컨버터의 입출력 전압 이득 특성은 그림 9와 같이 공진 주파수를 중심으로 크게 변한다[9]. 특히 동작 스위칭 주파수가 공진 주파수보다 큰 빗금친 영역에서는 ZVS 방식으로 전력 반도체가 스위칭하면서 전압을 강압시킬 수 있는 강압 모드(buck mode)로 컨버터가 동작하게 된다. 또한 공진 주파수를 중심으로 반대 영역과 비교해서 스위칭 주파수에 따른 전압 이득의 변화 정도가 매우 작기 때문에 컨버터의 동작 주파수를 변화시키는 데 좀더 유리한 영역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ZVS 강압 모드 영역에서는 동작 주파수를 증가시켜 공진 전류의 리플 크기를 줄이고, 이를 통해 전자파 노이즈가 저감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제작한 LLC 공진형 컨버터의 ZVS 강압 모드 동작 영역에서 동작 주파수에 따른 출력 전압 측정 결과는 표 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컨버터의 동작 주파수를 90 kHz에서 120 kHz로 점점 증가시킬 경우, ZVS 강압 모드 동작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압 이득이 충분히 유지되어서 컨버터의 출력 전압 크기가 약 5.3 V 정도 밖에 감소하지 않는다. 이 크기는 컨버터의 제어 기준 출력 전압인 300 V의 약 1.7 %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크기이고,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의 일반적인 정격 동작 범위인 250-450 V에 충분히 포함되기 때문에 차량 구동에 있어서 필요한 DC-DC 전력 변환 성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Frequency [kHz] | Output voltage[V] |
---|---|
90 | 305.1 |
100 | 302.3 |
110 | 300.6 |
120 | 299.8 |
그림 10은 컨버터가 ZVS 강압 모드로 동작하는 영역범위인 동작 주파수 90 k-120 kHz 조건에서 모바일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CE 노이즈를 측정한 결과이다. 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공진 전류 파형을 분석 결과를 통해 예상 한대로, 동작 주파수가 커질수록 전자파 CE 노이즈 레벨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컨버터의 동작 주파수를 전압 이득이 유지되는 범위에서는 증가시키는 것이 노이즈 저감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압 이득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컨버터의 동작 주파수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통해 전자파 노이즈를 저감시키는 설계 기법은 활용도가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추가적인 최적 설계를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
전자파 CE 노이즈 저감 기법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커패시터의 임피던스 특성을 활용해 필터부 최적 설계하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이다[10],[11]. 동일 출력 전압 조건에서 ZVS 적용 시 CE 노이즈가 증가하는 주파수 대역은 26-54 MHz이므로, 해당 대역과 부근에서 공진 주파수 특성을 가지는 커패시터를 활용해 전자파 노이즈를 저감시킬 수 있다[12].
커패시터의 공진 주파수는 임피던스 어널라이저라는 장비를 활용해 측정할 수 있으므로, 그림 11과 측정 대상 커패시터와 장비를 같이 구성한 후 측정을 진행했다.
그림 12는 임피던스 어널라이저를 활용해 100, 220, 470 pF의 정전용량 특성을 가지고 있는 커패시터의 주파수에 따른 임피던스 특성을 측정한 결과이다. 측정 결과를 살펴보면 470 pF 커패시터의 경우 공진 주파수 값이 35 MHz로 측정되었고, 이 값은 모바일 주파수 대역에 포함되므로, 해당 정전용량 값의 커패시터를 활용해 최적 설계를 진행했다.
그림 13은 커패시터를 활용해 전자파 CE 노이즈를 저감시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에 대해 나타냈다. 노이즈 성분 특성에 따라 차동 모드(DM, differential mode) 노이즈의 경우 XCAP 형태로, 공통 모드 (CM, common mode) 노이즈의 경우 YCAP 형태로 커패시터를 부착시키는 방식으로 최적 설계할 수 있다[12].
따라서 저감시키고자 하는 주파수 대역의 CE 노이즈 성분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그림 14와 같이 노이즈 측정 포인트에 470 pF 커패시터를 XCAP과 YCAP 형태로 각각 부착해서 노이즈를 측정 및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컨버터의 같은 동작 조건에서 XCAP 대비 YCAP을 부착했을 경우가 노이즈 저감 수준이 크므로, 해당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노이즈는 CM 노이즈 성분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LLC 공진형 컨버터의 공진 전류의 리플 크기가 모바일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노이즈에 영향을 주는 사실을 앞선 실험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그림 15와 같이 공진 탱크 부근에 CM 노이즈 저감을 위한 YCAP을 470 pF 사양으로 추가하면 노이즈 저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림 16은 공진 탱크에 YCAP을 추가했을 경우, 공진 인덕터의 전압과 전류를 측정한 파형을 비교한 결과이다. YCAP이 부착되더라도 공진 전류의 리플 크기는 줄어들지 않지만, 고조파(harmonic) 성분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공진 인덕터의 전압의 링잉 성분도 크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공진 탱크의 전류/전압 변화량이 줄어드는 효과로 인해 결과적으로 전자파 노이즈가 저감될 수 있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림 17은 공진 탱크의 YCAP 부착 유무에 따른 CE 노이즈 측정 결과이다. 결과를 살펴보면 앞서 공진 탱크의 전압/전류 파형 측정을 통해 예상한대로, YCAP 부착으로 인해 모바일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CE 노이즈 성분이 많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8은 기존의 컨버터 동작 방법과 본 논문에서 제안하는 최적 설계 기법을 모두 적용했을 경우의 전자파 노이즈 측정 결과를 비교한 내용이다. 비교 결과 ZVS 동작으로 인해 노이즈 레벨이 증가했던 모바일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CE 노이즈가 기존 방식 대비 최대 55 dBuV 수준까지 저감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그림 19와 같이 국제 표준 규격인 CISPR 25 문서에 명시된 전자파 CE 노이즈 규제치 Class 3 라인과 동일 주파수 대역에서 노이즈 측정 결과를 비교했을 때에도, 논문에서 제안한 방법을 활용하면 규제치를 충분히 만족할 정도로 전자파 노이즈 레벨이 저감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Ⅴ. 결 론
본 논문에서는 전기차 고전압 DC-DC 컨버터로 주로 사용되는 LLC 공진형 컨버터의 ZVS 동작 조건에 따른 전자파 CE 노이즈 특성을 분석하고, 추가적으로 자동차 전자파 국제 표준인 CISPR 25의 모바일 주파수 대역(26-54 MHz)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노이즈 저감을 위한 최적 설계 기법에 대해 연구했다.
먼저 ZVS 강압 모드 영역 내에서 컨버터의 동작 주파수를 전압 이득의 변화폭이 적은 범위에서 최대한 증가시켜 공진 탱크의 전류 리플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파 노이즈 성분을 저감시키고, 추가적으로 CM 노이즈 성분을 저감하기 위해, 공진 탱크에 정전 용량을 고려한 YCAP을 추가하는 최적 설계 기법을 제시했다. 본 논문에서 제안하는 방법을 활용해 추후 전기차의 고전압 전력변환장치 연구개발에 있어 의도치 않게 발생하는 전자파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