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전자기기의 스위칭 주파수가 높아짐에 따라 이제 원치 않는 전자파 노이즈의 발생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전도성(conducted) 또는 복사성(radiated) 전자파 장해(electromagnetic interference)나 간섭을 완화하거나 제거하기 위해서 다양한 EMI 대책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전자파 노이즈 저감용으로 만들어지는 자성 시트는 전도 노이즈 전류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주변 자기장을 감쇠시키기 위해 선로나 케이블, 그리고 금속함체와 같이 공통모드 전류가 잘 흐르는 구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1],[2]. IEC 62333-2에서는 이러한 자성 시트의 전자파 노이즈 결합 감쇠 특성을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해서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내부-감결합 비율(Rda, intra-decoupling ratio), 상호-감결합 비율(Rde, inter-decoupling ratio), 전송감쇠 전력 비율(Rtp, transmission attenuation power ratio), 방사 억제 비율(Rre, radiation suppression ratio)이 그것이다[3]. 이 중에서 전송감쇠 전력 비율(Rtp)은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같이 전도 경로를 따라 전송되는 전자파 노이즈의 감쇠 특성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그림 1에서 나타냈듯이 전송감쇠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서 표준에서는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자성 시트 사이에 25 μm의 공극(air gap)을 주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공극의 두께 변화에 따른 자성 시트의 전송감쇠 특성 변화를 분석한 논문은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본 논문에서는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자성 시트 사이의 공극의 크기에 따라 전송감쇠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먼저 이론적인 분석을 통해 정성적으로 살펴보고, 수치해석과 측정을 통해 정량적인 변화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두 종의 자성 시트에 대해서 공극이 시트의 전송감쇠 특성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측정을 통해 살펴보았다. 한 종은 페라이트 분말로 제작된 자성 시트로 전도도가 매우 낮아 손실이 크지 않다. 이러한 자성 시트는 저주파수 대역에서 흡수체로 많이 사용된다. 반면 금속 성분의 센더스트(sendust) 분말로 제작된 노이즈억제시트(NSS, noise suppression sheet)는 전도도에 의한 손실이 있어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그 손실이 증가하므로 고주파수 대역에서 많이 사용한다. 본 논문의 결과들은 노이즈 저감을 위해 자성 시트를 사용하는 실제 상황에서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I. 이론적 분석
문헌에 보면 서로 다른 유전체의 적층 구조에 대한 등가 유효 비유전율을 이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4]. 이 방법을 자성 시트와 같은 자성 소재에 적용하면, 그림 2(a)와 같은 다층 자성 물질 구조에서 등가 유효 비투자율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5].
여기서 μr와 t은 자성 시트의 비투자율과 두께를 나타내고, h는 공극의 두께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인쇄회로기판 제작 시 구리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도포하는 유기물의 두께는 수십 um로 매우 작아 무시하였다. 그림 2(b)에서는 식 (1)의 공극의 두께가 증가할 때 비투자율의 실수성분과 허수성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시트의 실수 비투자율은 200, 허수 비투자율은 80으로 가정하였다. 공극의 두께가 증가하게 되면 유효 비투자율이 감소하게 됨을 알 수 있다.
자성 시트의 유무에 따른 유효 비투자율을 알면 자성 시트 내에서 발생하는 자성 손실(magnetic loss, αm)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6].
여기서 f와 c는 주파수와 빛의 속도를 나타내며, 와 δm는 자성 시트가 없을 때의 유효 비투자율과 자성 시트의 자성 손실 탄젠트를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자성 손실은 에 비례하는데, 시트가 있을 때 공극의 두께가 증가하여 유효 비투자율이 감소하게 되면 자성 손실도 감소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성 손실의 감소로 자성 시트의 전송감쇠 특성이 감소할 것임을 정성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III. 수치해석 및 측정 검증
앞 절에서 유효 비투자율과 자성 손실에 대한 이론적인 수식을 이용하여 공극이 자성 시트의 자성 손실에 미치는 영향을 정성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절에서는 수치해석과 실험을 통해 공극이 노이즈억제시트를 포함한 자성 시트의 전송감쇠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우선 IEC 62333-2에서 정의되어 있는 전송감쇠 전력 비율은 다음과 같다[3].
여기서 S11과 S21는 그림 1에서 나타냈듯이 마이크로스트립 선로 위에 자성 시트가 놓여있을 때 선로 양 끝단 사이의 산란 계수의 dB값이다. 식 (3)에서 로그 함수 안의 분모는 입력 전력을 1이라고 했을 때 포트 1에서 반사되는 전력을 빼고 마이크로스트립 선로로 온전히 입력되는 전력을 나타내고 분자는 포트 2로 전송되는 전력을 나타낸다. 따라서 Rtp는 노이즈가 마이크로스트립 선로를 지나면서 자성 시트를 통해 얼마나 감쇠되는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만약 S11 = −30dB이면 Rtp = −0.99928 × S21이다.
우선 수치해석 툴인 CST Microwave Studio[7]를 이용하여 공극이 자성 시트의 전송감쇠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그림 3에서 살펴보았다. 수치해석에 사용된 자성 시트의 복소 비투자율은 그림 3 내 작은 그림에 나타나 있고, 두께는 0.4 mm로 설정했다. 공극의 두께가 0 mm에서 0.1 mm까지 증가함에 따라 10 GHz에서 Rtp가 약 0.87 dB 감소함을 알 수 있다. Rtp의 감소량이 크지는 않지만 공극의 두께가 커지면 전송감쇠 특성이 확연히 줄어듦을 알 수 있다.
그림 4에서는 자성 시트의 전송감쇠 전력 비율(Rtp) 측정 셋업을 보여주고 있다. 2포트 벡터 네트워크 분석기(VNA)에 마이크로스트립 선로가 있는 시험 지그(test jig)[8]를 연결하여 측정하였다. 의도적인 공극을 제공하기 위해서 100×50 mm 크기의 종이 세 장을 스패이서(spacer)로 사용하였다. 종이 한 장의 두께는 약 0.11 mm이다. 자성 시트의 Rtp를 잘 측정하기 위해서 크기가 80×50×9.2 mm이고 무게가 약 43 g인 아크릴 웨이트(acrylic weight) 세 개를 이용하여 1.264 N(0.043 kg×3×9.8 m/s2)의 힘으로 시트를 눌러주었다. 자성 시트를 눌러주는 아크릴 웨이트가 자성 시트의 전송 감쇠 특성에 영향을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자성 시트가 없는 상태에서 아크릴 웨이트 자체의 전송 감쇠 특성을 먼저 측정하였다.
그림 5에서는 마이크로스트립 선로 자체와 그 위에 아크릴 웨이트(weight)가 있을 때 종이 스패이서 개수에 따른 Rtp를 보여준다. 아크릴 웨이트로 인해 Rtp가 최대 0.65 dB 정도 증가하지만 통상 수 dB에서 수십 dB의 전송감쇠 특성을 갖는 자성 시트의 Rtp 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그림 6에서는 두 종의 자성 시트에 대해 공극의 변화에 따른 Rtp의 변화를 측정하였다. 측정에 사용된 시트는 DMEGC사(이하 D사)의 모델[9]과 Laird사(이하 L사)의 모델[10]로 모두 0.4 mm의 두께를 가진다. D사의 모델은 페라이트 분말로 제작된 자성 흡수 시트이며, L사의 모델은 금속 성분의 센더스트 분말로 제작된 노이즈억제시트이다.
그림 6(a)에서 보듯이 D사의 모델은 공극이 없을 때 6 GHz에서 약 6 dB의 Rtp를 보여준다. 종이 스패이서 세 장이 적층되어 있으면 즉 공극이 약 0.33 mm인 경우에는 6 GHz에서 약 4 dB로 공극이 없을 때 보다 약 2 dB 정도 Rtp가 감소함을 알 수 있다. 만약 아크릴 웨이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의 Rtp를 보면 아크릴 웨이트를 사용한 상태에서 종이 스패이서가 두 장과 세 장일 때의 Rtp값 사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아크릴 웨이트로 눌러주지 않을 경우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시트 사이에 대략 0.22~0.33 mm의 공극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6(b)에 나타낸 L사의 모델의 경우에는 2 GHz 이상에서 10 dB 이상의 Rtp를 가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공극에 의한 Rtp의 차이도 매우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공극이 없는 상태, 즉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시트 사이에 종이 스패이서가 없으면서 시트를 아크릴 웨이트로 눌러준 경우에 Rtp는 3 GHz에서 약 43 dB이다. 하지만 종이 스패이서를 한 장, 두 장, 세 장을 추가하게 되면 공극이 증가하여 Rtp가 점점 감소하게 된다. 종이 스패이서가 한 장 삽입되었을 때는 약 2.9 GHz에서 강한 공진으로 인해 그 주파수 주변에서만 Rtp가 매우 커지는 현상이 관측되었다. 이러한 공진 특성은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자성 시트 간의 LC 공진회로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11].또한 종이 스패이서의 수가 증가할수록 Rtp가 감소하며 최대 16.8 dB 정도의 Rtp 차이를 보였다. 만약 아크릴 웨이트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의 Rtp 를 보면 3 GHz까지 종이 스패이서 세 장을 사용한 경우의 Rtp와 유사하였고, 그 이상의 주파수 대역에서는 종이 스패이서 두 장과 세 장일 때의 Rtp값 사이의 범위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D사의 모델과 유사하게 아크릴 웨이트를 사용하여 시트를 눌러주지 않으면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시트 사이에 약 0.22~0.33 mm의 공극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극의 크기는 측정하고자 하는 시트의 두께와 무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림 7에서는 0.4 mm 두께의 자성 흡수 시트를 눌러주고 있는 아크릴 웨이트의 개수에 따른 Rtp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미 그림 6에서도 나타냈듯이 아크릴 웨이트 유무에 따른 Rtp의 차이는 크지만 아크릴 웨이트 한 개를 사용할 때와 두 개 또는 세 개를 사용할 때의 Rtp의 변화는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D사 시트의 경우에는 아크릴 웨이트 개수에 따라 6 GHz에서 약 0.29 dB의 차이를 보였고, L사 시트의 경우에는 최대 0.58 dB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0.4 mm 두께를 갖는 시트의 경우 약 1 N 정도의 힘으로 눌러준다면 신뢰성 있는 측정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웨이트의 무게는 측정하고자 하는 시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충분한 무게의 웨이트를 사용하면 자성 시트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전송감쇠 특성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IV. 결 론
본 논문에서는 IEC 62333-2 표준 방법인 마이크로스트립 선로를 이용하여 자성 시트의 전송감쇠 특성을 측정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시트 사이의 공극(air gap)이 전송감쇠 특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였다. 공극이 전송감쇠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유효 비투자율과 자성 손실에 대한 이론식을 통해 정성적으로 분석하였고, 수치해석과 측정을 통해 그 특성을 정량적으로 검증하였다. 마이크로스트립 선로와 측정 시트 사이에 발생하는 공극은 전송감쇠 측정결과의 정확성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따라서 측정 시 공극의 발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전송감쇠 특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재로 제작된 충분한 무게를 갖는 웨이트(weight)의 사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