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초연결 시대에 점점 혼잡해지는 전파환경으로 의도적인 또는 비의도적인 전자파에 의한 정보통신기기나 시설들의 오동작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통신기기의 전자파 내성을 강화하거나, 데이터 센터나 전력 시설 등 사회 기반시설에 대한 전자파 차폐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고출력 전자파(EMP)로 인한 정보통신기기의 셧다운을 막기 위해서는 차폐가 잘 된 방호시설이 필수적이다[1]. 이러한 방호시설의 차폐성능을 시험하는 표준 방법으로 MIL-STD-188-125-1[2]이 있다. 그림 1은 MIL-STD-188-125-1에서 제시된 EMP 방호시설의 전자파 차폐효과 평가기준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10 kHz~20 MHz의 주파수 대역은 자기장 차폐효과를 측정하는 영역으로 10 kHz에서 20 dB의 차폐효과를 가지며, 주파수가 10 MHz까지 증가하면 +20 dB/decade로 차폐효과 기준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0 MHz~1 GHz의 주파수 대역은 80 dB로 일정한 값을 가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평가기준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주는 연구사례는 많지 않았다[3],[4]. 특히 저주파수 자기장 차폐 특성은 방호시설 구축 시 사용되는 차폐 패널의 재질과 두께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차폐 평가기준을 만족하기 위해서 이들 설계 변수들이 어떠한 값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도체 판의 확산(diffusion)과 슬롯(slot) 효과를 고려하여 10 kHz~10 MHz 대역 자기장 차폐효과를 분석하였으며, 그림 1에서 제시된 차폐 평가기준에 대한 타당성을 고찰하였다. 또한 제시된 분석 결과들은 고출력 전자파 방호시설의 저주파수 자기장 차폐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Ⅱ. 슬롯이 없는 도체 판의 차폐효과 분석
그림 2에서는 시뮬레이션 구조를 보여준다. 무한한 도체 판의 두께는 t=1 mm로 설정하였으며, 전도율 σ는 105 S/m, 106 S/m 그리고 107 S/m의 세 가지 경우를 고려하였다. 도체 판에 슬롯이 있는 경우, 슬롯의 크기(l×w)는 0.57 m×0.02 m와 0.2 m×0.005 m의 두 가지 경우를 고려하였다[1]. 도체 판과 송신 및 수신 루프 안테나와의 거리는 각각 2.05 m와 1 m로 하였으며, 이는 MIL-STD-188-125-1에서 제시된 자기장 차폐측정 방법을 따른 것이다.
우선 슬롯이 없는 도체 판의 차폐효과를 수치해석[5]과 전송선 기반의 해석적인 해[6]를 이용하여 분석해 보았다. 이 경우, 차폐효과는 도체를 투과하는 자기장의 확산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다시 말해 확산은 저주파수 자기장이 도체 표면에서 반사되지 않고 도체 내부로 들어가는데, 도체의 두께가 표피 두께보다 작은 경우 도체 내에서 충분히 흡수(손실)되지 않고 투과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도체 판의 차폐효과에 대한 전송선 기반의 해는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나타난다[6].
여기서
이다. ω는 입사 전자파의 각주파수이고, μ0는 공기의 투자율, μr는 도체의 비투자율인데, 여기서는 1로 가정하였다. Zw와 η는 각각 루프 안테나의 근역장 임피던스와 도체 판의 임피던스를 나타내는데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여기서 r은 루프 안테나와 도체 판의 거리를 나타내고, k0는 공기 중에서의 전자파의 파수를 나타낸다.
그림 3에서는 수치해석(CST)과 전송선(transmission line: TL) 기반의 해석적인 해를 이용해 도체 판의 차폐효과를 계산한 결과를 보여준다. 도전율이 106S/m인 경우에는 해석적인 해와 수치해석 결과가 7 MHz까지 잘 일치하고, 전도율이 107S/m인 경우에는 0.2 MHz까지 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그 이상의 주파수에 잘 안 맞는 이유는 수치해석의 동적범위(dynamic range) 때문인데, 도전율이 높은 경우 투과되는 자기장이 매우 작아서 두 루프 안테나 간 S21이 −200 dB보다 더 낮은 경우에는 수치해석으로 정확한 계산이 어렵다. 하지만 도전율이 낮거나 주파수가 낮으면 그림 3에서 보듯이 수치해석 결과와 식 (1)을 이용한 결과가 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그림 4에서는 도체 판의 전도율이 변화할 때 주파수에 따른 차폐효과를 보여준다. 비교를 위해서 그림 1의 차폐효과 평가기준을 같이 도시하였다. 우선 확산에 의한 차폐효과의 주파수 특성은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약 + 20 dB/decade로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전도율이 105S/m인 경우에는 MIL-STD-188-125-1의 차폐기준과 유사한 수준임을 알 수 있고, 전도율이 106 S/m, 107 S/m인 경우에는 차폐기준보다 더 높은 차폐효과를 가짐을 알 수 있다. 통상 차폐실의 차폐재로 많이 쓰이는 아연 도금 철판이나 강판의 전도율이 106 S/m 이상의 값을 가지고, 두께는 1.5 mm~2.3 mm 정도임을 감안할 때[7], MIL-STD-188-125-1 에서 제시된 자기장 차폐효과 평가기준은 조금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Ⅲ. 슬롯이 있는 도체 판의 차폐효과 분석
다음은 도체 판에 슬롯이 있는 경우에 대한 차폐효과를 수치해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이 때 도체 판의 전도율은 106 S/m으로 설정하였다. 그림 5에서는 슬롯의 크기가 0.57 m×0.02 m인 경우와 0.2 m×0.005 m인 경우에 대한 차폐효과 결과를 나타내었고, 비교를 위해 슬롯이 없는 경우에 대한 결과와 MIL-STD-188-125-1의 평가기준도 같이 도시하였다. 슬롯이 없을 때 차폐효과는 10 kHz~10 MHz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슬롯이 있는 경우에는 차폐효과가 특정 주파수 이상에서는 일정하거나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슬롯에 의한 차폐효과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주파수가 증가하면 확산 현상이 줄어들어 확산에 의한 차폐효과는 높은 값을 가지지만, 슬롯에 의한 투과는 증가하게 되어 전체 차폐효과는 슬롯에 의해 결정되어 낮은 수준을 갖게 된다. 슬롯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더 낮은 주파수에서 슬롯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주파수가 증가하더라도 차폐효과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일정한 값을 가지게 된다.
그림 6에서는 도체 판의 전도율이 106S/m인 경우에 100 kHz와 1 MHz에서의 자기장 분포를 나타내었다. 슬롯이 있는 도체 판의 경우 슬롯의 크기는 0.57 m×0.02 m이 다. 슬롯이 없는 경우를 보면 100 kHz에서는 확산에 의한 자기장 투과가 일어남을 알 수 있지만 1 MHz에서는 확산에 의한 투과가 거의 일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차폐효과도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슬롯이 있는 경우에는 100 kHz에서 확산에 의한 투과와 슬롯에 의한 투과가 비슷한 수준에서 일어난다. 이는 그림 5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1 MHz에서는 확산에 의한 투과는 거의 없고 대부분 슬롯에 의한 투과만 일어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차폐효과는 100 kHz에서의 수준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