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상대습도란 포화 수증기량과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량의 비율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습도는 상대 습도를 뜻하며, 중요한 수치로써 활용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습도를 감시 및 관찰할 수 있는 센서를 사용하고 있다. 습도 감지가 이용되는 예시로는 일기 예보, 공기 상태와 같은 환경 감지뿐만 아니라, 음식물 상태 검진, 의학, 반도체와 같은 산업과 국방 분야 등이 있으며, 광범위한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습도 측정값이 이용되고 있다[1]. 습도를 포함한 다양한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몇 가지의 큰 범주가 소개되어 활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전자 소자의 저항[2], 전기 용량[3] 및 임피던스(impedance)의 변화[4]를 측정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으나, 높은 가격, 다양한 환경으로부터의 유지 및 보수가 필요하며, 전자기 간섭의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광섬유 기반 센서의 경우 에는 위에서 언급된 다양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으며, 가벼운 무게뿐 아니라 화학 가스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전기적인 폭발의 위험이 낮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수하게 가공된 광섬유 내부를 진행하는 빛의 경우에는 주변 온도, 압력, 습도, 자기장, 가속도와 같은 다양한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광섬유를 이용한 브래그 그레이팅[5], 패브리-페로 구조, 코어 지름 차를 이용한 간섭계 기반 센서[6], 마이크로광섬유의 감쇠장을 이용한 방법[7],[8] 등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센서들이 연구 및 이용되고 있다. 그중 마이크로광섬유의 감쇠장(evanescent wave)을 이용하는 방향성 결합기 형태는 주변 물질의 굴절률 변화로 인해 진행하는 모드(mode)의 경로 차가 생기고, 이를 통해 감쇠장의 유효 굴절률이 변화하여 결합기 내에서 광 분기 비율이 변화한다는 특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7].
본 연구에서는 꼬인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로 주변 물방울의 부피를 측정한 기존의 연구[7]에 기초하여 결합기의 주변 물질 변화에 따른 광 분기 특성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하여 수분의 흡수체로 널리 이용되는 젤라틴을 결합기에 코팅하여 습도 센서를 제작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광섬유형 센서는 기존에 널리 연구되었던 한 가닥의 마이크로광섬유의 광 파워 전달률에 기반을 두었던 센서[8]와 비교해서 광 분기 비율까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입력 광원의 변동에 강한 면역이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기존 전자 소자에 기초한 습도 센서보다는 제작 방법이 간단하다는 장점 또한 소개되고 있다.
Ⅱ.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 기반 습도센서 제작
본 논문에서 제시하는 꼬인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에 수분 흡수체로서 젤라틴 막을 코팅한 방향성 결합기 기반 습도 센서의 모식도 및 습도 측정 원리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림 1(a)와 같은 젤라틴 흡수체(굴절률: 약 1.5)를 코팅한 방향성 결합기 주변에 수분 입자(굴절률: 약 1.32)가 흡착되면 젤라틴 막의 유효 굴절률이 전체적으로 수분 굴절률인 1.32에 맞춰 1.5에서 감소하는 방향으로 변한다. 그 결과, 변화된 꼬인 부분의 유효 굴절률은 광 분기 비율을 변화시키고,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의 출력 비(Output A: Output B)가 그림 1(b)와 같이 습도에 따라 변화한다.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를 제작하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직경 125 μm의 1.55 μm 파장을 단일 모드로 가이딩(guiding) 해주는 Corning사의 SMF-28 광섬유를 이용하였으며, 플루오린화수소산(Hydrofluoric acid: HF)을 통해 SMF-28 광섬유를 식각하였다. 먼저 그림 2와 같이 틀 위에서 두 가닥의 광섬유를 약 3 cm 구간에서 3회 (1,080°) 정도 꼬아 서로를 단단히 고정하였다. 고정한 두 광섬유를 200 μL의 HF(49%) 방울에 담가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를 제작했다. 이때, 두 광섬유를 과도하게 꼬아주면 전반사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구부림 손실이 발생하게 되며, 3회 미만으로 꼬아줄 경우 접합의 안정도가 낮아진다. 본 논문의 저자들은 그림 3과 같이 약 5회까지(3 cm 구간 내에서) 광 전달률이 약 0 dB 수준으로 구부림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그 횟수가 초과할 경우 광섬유의 구부림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최종적으로는 광섬유가 끊어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두 개의 꼬인 광섬유가 방향성 결합기 형태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1 mW의 1.55 μm 파장 빛을 Fiber A에 인가하여 실시간으로 Output A와 B를 관측하였다. 식각 초반에는 125 μm의 광섬유 클래딩 두께로 인하여 두 광섬유 사이에 모드 결합(mode coupling)이 일어나지 않으나, 광섬유 두께가 약 20 μm 미만이 되는 순간부터 3 cm 구간에서 점진적으로 모드 결합이 일어났고, Output B에서도 광 파워 출력이 시작되어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가 제작된 것을 알 수 있었다[9]. 본 논문에서는 광섬유 하나의 직경이 약 10 μm와 꼬인 결합길이 약 1 cm 정도에서 커플러 제작을 완료하였다.
제작한 방향성 결합기에 젤라틴 코팅하기 위하여 L. Tong 연구팀의 제작 과정[8]을 따랐으며, 다음과 같이 젤라틴 수용액을 준비했다. 코팅 재료에 필요한 젤라틴 용액 제작을 위해 탈이온수(deionized water)에 질량 기준으로 농도 5 %가 되게끔 젤라틴 분말(CAS Number: 9000-70-8)을 담아서 준비한다. 핫플레이트(hot plate)를 이용해 65°C로 가열하여 젤라틴 분말을 탈이온수에 용해한 뒤 약 400 μL의 젤라틴 수용액 방울을 피펫(pipette)을 이용하여 준비한다. 이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젤라틴 용액이 냉각되며, 자연 경화되기 때문에 젤라틴 용액 방울에 신속히 방향성 결합기를 약 10초 정도의 시간 동안 담가 광섬유 표면에 젤라틴 용액을 코팅하였으며, 그림 4와 같은 틀을 이용하였다. 결합기에 젤라틴 용액이 코팅되었다는 것은 그림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미경 사진의 젤라틴 수용액의 유무를 통해 확인할 수는 있으나, 정확한 두께는 현미경 사진을 통해 관측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참고문헌[8]을 참고하면 위와 같은 코팅 진행 과정을 거쳤을 때 약 85 nm 정도의 두께로 코팅되었을 것으로 본 논문의 저자들은 추측한다.
완성된 방향성 결합기를 이용하여 습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그림 6과 같은 실험 장치를 이용하였다. 먼저 부피가 약 50 L 정도 되는 체임버(chamber)를 준비한 뒤 입구(inlet)를 통해 가습기의 수분을 공급하고, 출구(outlet)를 통해 체임버 내부의 총 습도를 제어한다. 방향성 결합기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하여 실험 기준을 삼기 위한 용도로 시중에 판매하는 전자식 습도계(30.5013, La Crosse Tech.)를 이용하여 습도 측정을 시행하였다. 또한, 방향성 결합기의 한쪽 단자인 Fiber A에 1.55 μm의 빛 1 mW를 인가하였고 반대편 Fiber A와 B에서 각각 광검출기(PD1, 2)를 통해 출력 광 파워를 확인하였다. 그림 6에서와 같이습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Reference sensor의 습도 값을 일정 시간인 10초 단위로 측정하여 습도를 얻었고, 이에 따른 광 분기 비율을 확인하기 위해 동 시간 간격인 10초 단위로 PD1과 PD2에서 광 파워를 기록하였다.
제작한 광섬유형 센서의 Output A와 B의 광 분기 비율은 약 45:55이고, 습도가 40 %에서 85 %까지 상승할 때 Fiber B로 광 결합이 일어나는 비율이 감소하여 PD2에서 검출되는 광 파워가 감소한다. 전체 변화 비율을 쉽게 확인하기 위해 그림 7(a)와 같은 습도에 따른 전체 광 파워 중 Fiber B에서 검출되는 광 파워 비인 PD2/(PD1+PD2)를 계산하면, 습도 상승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증감 경향성 및 측정 값은 제작·접합한 두 광섬유의 직경 및 결합 구간의 길이 및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의 광 파워 100 % 전달에 필요한 결합 길이(coupling length) 등의 변화에 따라 바뀌게 된다[9]. 본 논문에서 제시한 결합기의 경우엔 습도가 약 40 %일 때 PD1과 PD2에서 측정된 파워의 비가 약 55:45인 값이 습도가 약 85 %까지 증가하면 96.3:3.7로 변화하였다. 이는 습도가 높아지면서 굴절률이 1.5인 젤라틴 막의 굴절률이 서서히 감소하고, 이러한 변화에 따라 두 광섬유 사이의 광 모드 겹침(mode overlap)이 감소하여 Fiber A에서 B로 결합하는 빛의 양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을 확인하기 위해 그림 7(b)와 같이 직경이 약 10 μm인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에 80 nm 두께로 코팅된 젤라틴 막을 이용하여 유한요소법(finite element method, FEM)을 통해 광 분기 비율을 계산하였다. 그림 7(b)의 삽도와 같은 광섬유 도파관을 모델링하여 젤라틴 막의 굴절률을 1.5부터 1.4까지 변화시키며, 두 광섬유 사이의 결합길이를 통해 광 분기 비율을 얻었다. 이는 굴절률이 1.5에서 1.4로 감소하면서 두 광섬유 사이의 모드 겹침이 감소하고 결합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Fiber A에서 B로 넘어가는 빛의 비율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즉, 습도가 증가하면 Fiber B로 넘어가는 광 비율이 감소하는 그림 7(a)의 결과를 모델링하여 얻은 계산 결과인 그림 7(b)와 같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결과에서 광 분기 비율 값의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이는 실험에 쓰인 젤라틴의 정확한 굴절률을 얻을 수 없었고, 상대 습도에 따라서 젤라틴 막의 굴절률이 변화하는 정도 및 정확한 젤라틴 막의 두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 결과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본 실험에서는 습도를 수 % 이내로 제어할 수 없었고 습도 표시 주기가 10초라는 실험장비의 제약으로 인해 정확한 측정을 할 수 없었다. 이 외에도 기계적 진동과 같은 외부 요인 및 실험 환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그림 7(a)에서 습도에 따른 커플링 비율의 진동이 확인되나, 전체적인 습도-광 출력 사이의 경향을 보기 위하여 참고문헌[8]에서 제시한 습도 측정 방법을 따라 본 논문에서도 4차원 다항식 근사(polynomial fit)법을 적용하여 보았을 때, 상대습도가 증가함에 따라 분기 비율이 0.55에서 약 0까지 일관성 있게 감소하는 쪽으로 변화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다. 이는 본 논문에서 제시하는 젤라틴 막을 코팅한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를 이용하여 40 %에서 85 %의 상대습도를 측정할 수 있었으며, 이는 그림 7(b)의 젤라틴 막의 굴절률에 따른 광 분비 비율 변화를 FEM 계산을 통해 얻은 결과와 경향성이 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습도와 젤라틴 굴절률 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에 그림 7(a)와 7(b)에서는 그 경향성 정도만을 파악할 수 있다.
제작한 습도센서의 검출한계(Limit Of Detection: LOD)를 동시에 확인하기 위해 체임버 내부의 습도를 매우 조금씩 바꾸며 센서 출력 비를 관측하였으나, 실험실 단위 환경에서 1 % 단위로 변경하기가 쉽지 않아 정확한 LOD값을 얻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실험 데이터 및 빛을 이용한 센서의 정교한 특징을 통해 예측해 보았을 때, 본 논문에서 제시하는 센서의 경우에도 1 % 미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센서의 또 다른 특징인 반복 특성 및 응답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 본 논문에서는 충분한 부피(약 500 μL)의 탈이온수 방울(매우 높은 상대습도)을 센서의 꼬인 부분 중심에 떨구어 계단함수(step function) 입력을 주었다. 그리고 약 5초의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 순간적으로 물방울을 제거하는 행위를 통해 역시 계단함수 입력을 주어 반응속도를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물방울 추가 및 제거 작업을 반복하면서 센서의 한쪽 출력을 그림 8(a)와 같이 측정하였다. 그림의 푸른색 영역이 물방울을 떨군 시점이다. 수차례 반복되는 외부의 입력에서도 안정적으로 센서의 출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1,015초 부근을 확대하여 센서의 응답속도를 확인하였다. 본 실험에서는 응답시간의 정의를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10 % 내지 90 %에 도달하는 시간으로 정의하였고, 이 값은 8(b)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약 1초로 확인이 된다.
Ⅲ. 결 론
본 논문에서는 기존에 소개되었던 HF 방울과 마란고니 효과를 이용하여 제작한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에 젤라틴 막을 코팅하여 상대습도 약 40 %에서 85 %까지 넓은 구간의 습도 변화를 관측하였고, FEM 계산 결과를 통해 확인하였을 때 두 결과의 경향성이 잘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논문의 저자들은 연구 환경의 제약 때문에 실험과 계산을 통해 단순한 경향성만 확인하는 데 그쳤지만, 추후 정확한 광 분기 비율 값의 계산 검증을 위해선 실제 제작한 결과물의 변숫값(방향성 결합기 및 젤라틴 정보 등)을 추출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섬유형 방향성 결합기에 젤라틴을 코팅하는 제작 방법은 기존 전자 소자에 기반을 둔 습도 센서보다 제작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광 손실이나 간섭계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광섬유 센서와는 달리 광 파워 분기 비율로 습도를 측정할 수 있어 입력 광원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변동에도 습도 센서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코팅 물질을 젤라틴 막 이외의 것으로 바꿈에 따라 손쉽게 습도 이외의 유독한 가스와 같은 다른 물질에 대한 센서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